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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송민 해설위원 인터뷰 : "역대급" 찬사받은 올림픽 해설자

  • 관리자 (surf)
  • 2021-08-20 1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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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똑같은 파도는 절대 오지 않는다' 이다. 사실 좋은 파도를 고르는 자체도 선수들의 역량이다." 

"지금 경기가 펼쳐지는 해변은 파도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 …선수들이 이런 상태를 불평할 필요는 없는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 아마 (서핑이) 인생하고 닮은 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송민 KBS 서핑 해설위원)  

신승준 아나운서, 송민 해설위원. KBS는 해설을 재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KBS 유튜브 캡쳐]

신승준 아나운서, 송민 해설위원. KBS는 해설을 재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KBS 유튜브 캡쳐]

지난달 27일 도쿄올림픽 남자 서핑 결승전 중계 해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 중계 영상에서는 "종목 경계를 넘어 한국 최고의 해설 급이다" "선수가 아니라 해설에 점수 드려야 한다"는 호평이 나왔고 8일 방송사가 다시 올린 해설 편집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100만을 넘었다. 해설자는 송민(42) 대한서핑협회 이사로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직하고 있다. 부산에서 서핑 장비 유통 업체를 운영하며 다양한 서핑 관련 일을 하는 그를 9일 전화로 만났다.  
 
해설을 맡게 된 계기는. 작심하고 준비한 해설인가. 
앞서 KBS에서 해설 없는 서핑 경기를 송출했다. 서핑하는 이들이 해설이 없어 아쉬워했다. 스포츠를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게 해설 아닌가. 저는 경기 영상을 보며 유튜브 방송 해설을 하려고 했다. 그러다 평소 알던 KBS PD님이 해설을 해보면 어떠냐고 연락을 주셔서 결선 해설을 했다. 기본 정보만 메모하고 대본 없이 했다. 편안하게 즉흥적으로 하려고 했다. 최근에야 서핑 저변이 확대되고 관심이 커져 제 임무가 크다고 느꼈다. 첫 정식 종목이 됐지만, 국내 선수 출전은 못 했다. 해설하며 서핑이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많은 분께 알리고 싶었다. 
송민 대한서핑협회 이사·KBS 서핑 해설위원. [본인제공]

송민 대한서핑협회 이사·KBS 서핑 해설위원. [본인제공]

 
언제 서핑을 처음 접했나   
2003년 호주 어학연수를 갔다. 부모님은 어학연수만 하고 돌아오길 바라셨는데 저는 더 있고 싶어 대학까지 갔다. 시드니 공대에서 회계학과 스포츠경영을 전공했고 졸업할 때 영주권도 받았다. 호주 홈스테이 어머님이 당시 서핑을 배워보라고 권했다. 당시 제가 다니던 어학원이 맨리 비치 근처로 바다 바로 앞에 있었다. 맨리는 1964년 세계 서핑선수권 대회가 처음으로 열린 곳이다. 브라질, 일본 등에서 온 어학원 친구들이 다 서핑을 하더라. 나도 용돈을 아껴서 장비를 사고 서핑을 시작했다. 
 
서핑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나  
2008년쯤 한국 친구들이 원하는 서핑 장비를 못 구해 내가 호주에서 장비를 구해주면서 시작됐다. 사실 한국에 돌아올 생각을 전혀 안 했는데 사업이 커지며 한국에 오게 됐다. 서핑하며 느낀 삶의 변화들, 긍정적인 태도, 인생을 대하는 자세도 알리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호주에 안 돌아가게 됐고 영주권은 사라졌다. 친구들이 바보라고 했다. 초창기엔 벌이가 적어 힘들었는데 서핑 저변이 확대되고 점점 기회가 생겨 어머니도 이제는 좋아하신다. 
 
송민 대한서핑협회 이사·KBS 서핑 해설위원. [본인제공]

송민 대한서핑협회 이사·KBS 서핑 해설위원. [본인제공]

당신에게 서핑이란 무엇인가   
서핑은 자연이 만든 힘에 기대는 운동으로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다. 언제 어떤 파도가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내가 파도에, 자연에 순응하고 맞춰야 한다. 그렇게 주어졌을 때는 최대한 즐겨야 한다. 기다림은 고통과 지루함일 수 있지만, 파도를 기다리는 시간은 서퍼에겐 설렘의 시간이다. 인생의 과제나 도전들을 서핑을 시작한 뒤 좀 더 긍정적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방관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닌 긍정적인 삶의 방식을 배웠다.   
 
우리나라 서핑 수준은 어떤가  
강원도 양양 등 서핑 해변이 활발해졌지만,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스포츠 서핑도 그렇다. 해외와 격차가 크다. 일본은 2차 대전 후 서핑의 역사가 시작됐다. 미군이 상주한 오키나와나 요코하마 요코스카 해군기지 인근 도시, 가나가와 현 같은 곳에 미군들이 오가며 서핑이 보급됐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20여년 정도다. 스포츠 행정 면에서는 비주류, 비인기다. 세계선수권 출전도 국가 지원이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출전했다. 국가와 기업이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이번에 일본 선수가 은메달을 땄다. 신체조건이나 운동 센스를 볼 때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서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30일 오후 부산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서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핑 인구가 늘고 있는데 해외 서핑 문화와 비교하면 무엇이 다른가.   
외국에서 서핑은 개인적인 스포츠다. 몰려다니는 걸 경계한다더라. 사람이 많아지면 내가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게 제한되니까. 우리나라는 동호회 문화가 발달하니 그룹으로 함께 즐기는 문화, 으쌰으쌰 문화로 전파되고 있다. 서핑은 '다이내믹 코리아' 구호와도 잘 어울린다. 
 
어느 정도 배워야 즐길 수 있나. 국내 서핑하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 
유튜브로 배우면 되지 않냐 하실 수도 있지만, 바다는 위험한 곳이다. 협회에서 강사 교육을 할 때도 안전을 강조한다. 최소 3번 이상 검증된 교육을 받고 나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계절별 좋은 장소들이 다양하다. 강원도, 경북 동해안 라인, 부산, 경남 남해나 창원, 전남이나 충남 태안, 제주도 등 서핑할 곳은 많다. 좋은 위치는 시시각각 변한다. 서핑이 주는 재미는 바다 근처로 여행해야 한다는 거다. 이번 주는 동쪽 다음 주는 서쪽, 이렇게 전국에 숨겨진 곳들을 다니면 우리나라가 새삼 파도타기 좋은 곳, 아름다운 곳이구나 느낄 수 있을 거다.  
 송민 대한서핑협회 이사·KBS 서핑 해설위원. [본인제공]

송민 대한서핑협회 이사·KBS 서핑 해설위원. [본인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제가 코리아서프리그라는 프로서핑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지난해 태안에서 첫 대회를 했다. 하반기에 대회를 한다. 우리 선수들의 서핑, 스포츠로서의 서핑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송 이사는 종종 서핑을 삶에 비유했다. 그는 기다림을 강조했다. "어떤 파도가 올지 몰라도 설렘으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다리다 기어코 마주해낸다"고 했다. 그의 해설과 이야기를 듣고 경기 영상을 보니 서핑 선수들이 '기다림의 철학자' 같았다. 기다리던, 예상치 못한 파도를 맞는 기분이 저절로 궁금해졌다. 
 
 


 
 



[출처: 중앙일보] "똑같은 파도 오지않는다"…"역대급" 찬사받은 올림픽 해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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